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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총회 참관기 1] 젠틀함에 가려진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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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9-06-11 10:53 / 조회 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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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함에 가려진 불편함 

정상규(교회개혁실천연대 참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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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를 시작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기수단이 등단하여 다양한 색상의 여러 깃발을 배치하고, 팔백여 명에 이르는 모든 대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는 회원점명의 모습을 보며 잠깐이지만 긍정적인 느낌의 '아날로그 감성'을 느꼈다. 총회 진행도 대체적으로 신사적이고 무난했다. 무례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타 교단의 총회에서 보던 그것과는 다른 교양 있고 덕스러운 총회 모습이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러했음에도 나는 기성총회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 시대가 흘러 총회에 임하는 목사들의 자세가 변화된 것보다 더 빠르게 일반인들과 성도들의 의식도, 이슈도 변했는데 총회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도, 따라 잡지도 못할 뿐 아니라 아예 별천지의 논제들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교단임에도 대의원들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여성이었고, 이 홍일점을 그들 자신도 신기해하면서 급조한 기념품을 전달했다. 내 눈에는 이 장면이 남성 위주의 교계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져 대단히 유감스러웠고 불편했다. 홍일점은 목사가 아니라 장로 대의원이었다. 대의원을 정하는 자격을 담임목사로 한하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여성 목회자들이 대의원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단 내부인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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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분위기가 신사적인 것도 교단 내 신학교가 단일하기 때문에 모두가 선·후배라는 인적 네트워크로 묶여 있어서, 때가 되면 적절하게 흘러가는 수직적 체계이니 다툴 일이 많지 않은 이유라고 한다.


기성총회에 대한 사전 교육을 통해서 큰 이슈가 없을 것이라고 이미 이야기 들었지만 참관해보니 실제로 아무 이슈 없이 매우 조용했고, 유일하게 내 관심을 끈 것은 한기총과 관련된 '변승우 이단해제' 문제뿐이었다.


항상 총회를 바라보며 나는 어떤 기대를 가지지만, 마치는 시점에서는 언제나 분노하거나 혹은 절망한다. 내가 경험한 모든 교단총회와 목사님들은 우리가 믿는 복음을 예배당 안에만 머물게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총회 내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식, 사회 참여에 대한 이슈는 전혀 관심 밖이고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국교회가 위기이고, 교단인구가 줄고 있다고 걱정하는데, 정작 자신들이 그 원인인 것을 알지 못하고 동성애나 이슬람 같은 핑계를 찾는다.


지난 기하성 총회에 이어 또다시 절감한 것이지만 한국교회에는 더 늦기 전에 정말로 중대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총회'와 '예배당'이라는 담장을 두르고 누구도 자신들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면서 비진리와 불의에 대해서는 묵인하는 사람들에게 저항하고, 실제적인 권한과 실력을 행사하여 저들에게 제재를 가할 또 다른 그룹이 필요하다. 기성에서는 대의원이요, 타 교단이 총대라고 부르는 이 기능을 목사와 장로들이 독점하는 구조 안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한국교회의 건전한 회복은 너무나도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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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교단 안에 특정인들에게만 주어진 의결 권한을 다른 성도들이 공유하여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한국교회의 자정 기능을 회복해야 하고, 그래야만 교회가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할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친구고 선·후배'인데 그들 중 누군가가 부정을 저지르면 그것이 어떻게 제거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제 개별교회의 성도들과 언론, 시민단체 등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올바르게 개선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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