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득훈 칼럼] 노동,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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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4-04-16 14:20 / 조회 1,745 / 댓글 0본문
노동,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아니, 이 지겨운 노동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요? 혹시 당신은 화성에서 오신 분은 아니신지요?’ 의아해하는 독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한국사회에서의 노동은 정말 너무 힘겹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의 경제체제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냉혹한 자본주의 경제체제입니다, 흔히들 이를 신자유주의라고 하죠.
이 신자유주의체제의 핵심적 특징 중 하나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고 부릅니다. 유연성이란 단어는 아주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실제 노동자들에겐 공포스러운 것입니다. ‘경영상의 필요’라는 애매한 기준에 따라 회사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체제하에선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가 발전해도 노동자들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별로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이런 체제하에서 노동은 너무 힘겹습니다. 얼마 전 모 재벌회사의 협력업체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우리 가슴을 정말 아프게 합니다.
“그동안 ○○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 님처럼 그렇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노동이란 원래 이렇게 힘겨운 것이어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창세기로 돌아가 보면 우리는 금방 알게 됩니다. 노동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아주 아름다운 것이란 걸 말입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첫 사람에게 풍성한 먹거리를 약속하신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로 하여금 멋진 사명을 감당케 하기 위함입니다. 흔히 문화사명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그 문화사명의 중요한 한 축이 바로 노동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명하면 거의 대부분 복음전도와 세계선교를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중요한 사명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사명은 그 이상입니다.
그 점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말씀이 바로 창세기 1장 26절~28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모습을 닮게 창조하셨습니다. 여기엔 아주 다양하고 깊은 뜻이 있죠. 그 중에 하나는 인간을 하나님처럼 창조적인 노동을 하는 존재로 만드셨다는 겁니다. 창세기 1~2장은 온 우주와 인간을 아름답게 창조하시기 위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묘사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하나님을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라고 말씀하셨죠(요 5:17). 이 점이 고대 중동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의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들 신화에서 노동은 본래부터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기에 하급 신들이 감당하다가 사람이 창조되면 그들에게 떠 넘겨지는 것입니다. 노동은 시쳇말로 ‘아래 것들’이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노동이 매우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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