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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구교형 칼럼] 정말 교회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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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4-05-20 15:36 / 조회 2,1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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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단상]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

정말 교회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구교형 집행위원장(찾는이광명교회 목사)

올해 <성서한국> 사무총장 자리를 물러나지만 <복음주의교회연합> 실무를 새로이 맡게 되었고, 더구나 교회마저 이전하며 좀 더 본격적인 지역목회를 구상하고 있었기에, 아내는 개척교회 목사답게 더 이상 어떤 다른 일도 맡지 말라고 강하게 당부했습니다. 그랬기에 1월 개혁연대 정기총회 때 집행위원장으로 추천되었을 때 순간 많이 당황했지만, 결국 수락했습니다. 최소한 교회개혁에 관한 한 벗기 힘든 무한 책임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된 교회생활은 신앙심보다는 나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마음이 통하는 청년들과 당시 시국문제를 소식지, 강의 등을 통해 알리는데 재미를 붙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참된 하나님의 모습은 무엇이며, 과연 바른 신앙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고, 그러던 중 <겨자씨 형제단(당시 대표 박철수 목사)>을 만나면서 기독교의 참된 모습을 갈구하게 되었고, 신대원에 들어가게 된 것도 그런 연장선이었습니다. 몇몇 시민단체 간사와 교회에서 어린이, 청소년, 청년 담당 교역자로 일하면서도 ‘기독교와 교회가 이래선 안 되지!’ 하는 문제의식만큼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개혁실천연대 창립(2002년)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고, 그해부터 집행위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04년 개혁연대 사무국장을 맡으며 말로만 듣고, 감으로만 느꼈던 다양한 교회개혁 현장, 한국교회의 실상을 뼈저리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신흥식 장로님은 늘 한국교회에 더 이상 개혁의 일거리가 없어서 개혁연대가 속히 문 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시지만, 최소한 1백년은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교회개혁 일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깊어지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나는, ‘너희가 뭔데 감히 한국교회를 판단하느냐?’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파괴자들!’이라는 말을 듣다보면 가끔 내가 정말 그런 것 아닌가 싶은 두려움이 생기더군요. 그러므로 개혁연대 사무국 일꾼들을 위해서 우리는 특별히 기도해야하고, 사무국 역시 항상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도하지 않으면 영혼이 매 마르고 자칫 스스로 심판자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되기 쉽습니다.


다른 하나는, 한국교회가 정말로 하나님의 마음으로 새로워지기 바란다면 죄와 잘못에 대한 지적만으로는 안 되고, 비빌 언덕이 될 만한 대안모델도 끊임없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교회개혁 일을 하기 전에는 교회에 대해서도 매우 피상적인 관념만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국교회의 신랄한 현장들을 목격하면서 오히려 교회가 정말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도 결코 완전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새 소망을 품고 순진한 교회를 시작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 3월, 몇몇 분들과 교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만 4년째를 접어드는 저희 교회에서 매번 저와 우리 교인들의 인간적인 욕망과 착각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모두 각자의 가치관과 기준, 특수 환경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단지 같은 하나님을 믿고, 한 공동체가 되기로 서약했다는 것만으로 한 몸이 된다는 게 얼마나 오랜 인내와 존중, 겸손이 필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몸은 하나님의 은혜로 조금씩 되어가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 속에 처음 교회를 시작했을 때의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점차 사라지고, 익숙해진 여건과 환경에서 교만이 싹트고 하나님 없이도 모든 것을 잘 해낼 것 같은 자부심이 자랍니다.


이처럼 나 자신, 우리 교회조차 하나님의 마음에 충실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과연 내(우리)가 교회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그 자격은 누가 부여해 주는가?’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교회개혁에 대한 단상은 곧, 교회에 대한 바른 고백이기도 할 것이기에 이 자리를 빌려 최근 제 생각을 털어놓아 보았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사무국, 집행위원들과 함께 힘차게 시작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개혁연대가 문을 닫는 그날까지, 힘차게!

이 글은 47호 소식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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