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득훈 칼럼] 위험한 대도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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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4-04-16 14:47 / 조회 1,839 / 댓글 0본문
위험한 대도시경제
저는‘서울사람은 깍쟁이’라는 말을 참 듣기 싫어했습니다. 저 자신이 서울토박이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사람 나름인데 왜 싸잡아 이야기하는가, 속으로 불만스럽게 생각했죠. 그런데 최근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게오르그 짐멜에 접하면서 마음을 바꿔 먹기로 했습니다. 그는 <대도시와 정신적 삶>이란 작은 논문에서 왜 시골이나 소도시 사람들은 따뜻하고 정서적인 반면 대도시 사람들은 차갑고 지적일 수밖에 없는가를 잘 설명해주었습니다. 공간의 차이가 사람들의 심성과 대인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대도시에선 일상 속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과 사건에 접하기 때문에 일일이 공감하다간 신경과민증에 걸리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기보호차원에서 감정을 접고 머리를 더 많 이 활용하게 된다는 거죠. 일종의 거리두기입니다. 그러니 점점 차가워지고 분석적이 될 수밖에요! 머리가 끄떡여졌습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들이 왠지 더 인간미가 있는 것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서 대도시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 강해졌습니다. 한국사회는 1960년부터 매우 빠르게 진행된 산업화로 말미암아 급격히 도시화되었습니다. 현재 수도권 인구가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절반인 2,500만여 명에 달한다고 하니 대단한 집중현상입니다. 물론 최근 들어 대도시에 사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막상 시골로 이사 가려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가 주는 경제적 혜택과 편안함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여기엔 어쨌든 대도시 경제와 문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이런 흐름을 그냥 따라가도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대도시경제에 담겨 있는 위험성을 예리하게 간파하고 바른 대처의 길을 모색해야 할까요? 창세기 10:8~10과 11:1~9에 기록된 시날 즉 바벨론 평지의 도시건설 사건에서 그 답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함의 자손인 니므롯은 용사요 용감한 사냥꾼으로서 시 날 땅 바벨에서부터 시작해 큰 나라를 건설했습니다. 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대도시 건설입니다. 대도시 건설을 가능케 한 건 니므롯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 기술 발전과 통일된 언어의 조합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통합시키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대중들은 누가 강제해서가 아니라 서로 격려하는 가운데 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창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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