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성규 인터뷰] 공동체성 상실한 '무작정 대형교회'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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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2-08-31 14:41 / 조회 3,341 / 댓글 0본문
“공동체성 상실한 '무작정 대형교회'가 문제"
피난처와 같은 아둘람공동체 이뤄가는 '예인교회', 그리고 '정성규 목사'
교회와 민주화?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교회 내에서 민주화, 투명화를 추진하고 있는 교회가 있다. 바로 부천에 있는 예인교회(정성규 목사)다. 처음 개척 당시 교인은 50여 명. 주위에서는 ‘그런 교회가 오래 지속될까?’. ‘얼마 못 갈꺼야’라는 눈으로 지켜봤지만 이제는 300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흐른 시간도 어느 덧 10년이다. 예인교회는 도대체 어떤 교회이길래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예인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예인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들을 언제부터,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가 궁금하다.
부교역자였을 때 한 교회에서 9년 동안 사역했었다. 부천 신도시에 새로 지은 큰 교회였는데, 그 당시 2~300명의 성도가 출석했다. 한 해에 2~300명이 새로 등록했는데, 신기하게도 연말에 가면 50명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왜 그런가를 조사해 본 결과, 교인들이 한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건 바로 한 교회에 정착하지 않고, 교회를 옮겨 다니는 것이었다. ‘그런 요인이 뭘까?’를 생각해 봤는데 그건 바로 목사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교인들은 시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목회자들을 불신했고, 그것은 바로 교회에 대한 불신이었다. 그런 불신 속에서 교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를 고민했고, 지금의 모습과 같은 형태를 생각하게 됐다.
예인교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아둘람같은 도시공동체’, ‘성도중심의 민주적 운영’, ‘최소한의 소유, 최대한의 나눔’, ‘한국교회 건강회복을 위한 도전’이다. 어떻게 이뤄가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아둘람같은 공동체’는 성경 속의 마땅한 공동체, 그 공동체를 도시에 세우자는 데서 시작됐다. 아둘람 공동체는 교우들의 피난처로, 지치고 어려운 것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작년부터 19개의 아둘람공동체가 활동 중에 있다. 힘들고 어려운 도시의 삶속에서 피난처와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교회가 추구해야 할 일이다. 아둘람 공동체가 교인들의 피난처가 되고, 나아가 작은 교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성도중심의 민주적 운영’은 말 그대로 성도가 교회운영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목회자는 목양에 필요한 역할만 하고, 운영 전반은 투표로 선출된 운영위원들이 맡고 있는 운영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사역 또한 성도들이 중심이 되어 ‘독립사역’ ‘일반사역’ ‘교육사역’을 진행 중에 있다. 각 사역 팀장이 주도해 한해 예산을 갖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소한의 소유, 최대한의 나눔’을 위해 주일에 유휴 시설을 활용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외에도 선교와 나눔 등에 최대 40%를 사용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이는 교회만이 아니라 교인들에게도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다. 교인들이 본인 자신만을 살지 않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교회 연합모임인 ‘개혁교회네트워크’에 참여하고,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등을 지원함으로써, 교회 갱신을 위한 일들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예인교회의 ‘투명성’이 예전부터 많은 이슈화가 됐다. 관련해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
재정을 투명하게 쓰기 위해 한 달에 한번 홈페이지에 재정사항을 공개한다. 외부인에게도 공개했더니 부작용이 생겨서 교인들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매주 진행되는 운영위원회의 회의록도 공개하고 있다. 교인들도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교회정관이 상당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교회가 문서화된 정관이 전부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 교회에서는 운영차원에서의 원칙을 위해 정관을 꼼꼼하게 만들었다. 기본정관 외에 임명·임면 정관을 따로 두었고, 재정운영 시행책도 마련돼 있다. 감사도 있다. 총회 때마다 두 명의 감사를 선출해, 재정을 감사하고 평가한다.
기존의 교회와 다른 것을 추구하는 데 있어 교인들과의 어려움은 없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민주적인 사고에 있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민원을 넣으면 성실하게 답해줬을 때 를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데, 교회에서도 필요한 어떤 것을 요구해서 바로 답했을 때 민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민주적이라는 것은 두 대립되는 의견 중에서 하나가 선택됐을 때, 반대했던 이들도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교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 경우, 모두에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개인의 의견이 뭉쳤을 때, 전체 뜻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소리 큰 사람들 때문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것을 훈련시켜서 발전시키는 것을 10년 동안 해오고 있다.
또 하나 알아야 될 것은 우리가 하는 민주주의가 일반 사회가 하는 민주주의와 다르다는 것이다. 성도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하나님을 믿고, 거듭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절대로 하나님을 넘어서지 않고, 성경을 앞질러 가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 또한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인교회가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는 데 있어 개인적인 갈등은 없었나?
솔직히 말해 교회를 맡으면서 5년까지는 떠날 생각이 컸다. 나를 아는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시작했는데, 내가 전에 부목사로 있어서 초창기 멤버들은 나를 부교역자로 생각했다. 그래서 나보다 나이도 많고, 영향력 있으면서 민주적으로 할 수 있는 목회자가 나타나면 교회를 떠나려고 했다. 5년차 까지는 떠나려 생각했고, 좋은 조건으로 청빙이 왔을 때는 갈까 말까를 고민했다. ‘교회를 떠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여기 남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손해 볼 수 있는 곳으로 결정했고, 남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정하고 6년차부터 본격적으로 목회를 했다. 그런데 이미 지난 5년이 교회 모양을 결정해버렸다. 떠날 마음이 있어서 교회 운영을 좀 더 성경적으로 결정한 부분이 많았다. 교회에 계속 있을 생각이었다면,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6년차부터 그것들이 나를 향한 결정이었음을 알게 됐다. 그런 5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남다른 교회임에는 분명하다. 주위의 목회자들은 예인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고, 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목회자의 권위를 줄이고, 목회자의 권한을 내려놓아야 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는 불편해 한다. 목회자들이 과대한 처우를 받는 것에 대해 50%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목회자들은 여전히 좀 더 대우받고 싶어 하고, 좀 더 좋은 교회를 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런 관계들이 지금도 불편하게 유지되고 있다.
나도 처우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인들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기 때문에 그들이 결정하는 데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솔직히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다. 어릴 때 모교회를 보면, 목회자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밑바닥에서 시작했다. 그런 헌신이 없으면 어떤 일도 안된다. 교회가 유망업종이 되면서 생긴 이상한 신기루 같은 것이 걷어져야 한다. 이런 것들을 걷어내기 위해 목회자들이 지금의 처우에 대해 고민하고, 교회의 의사결정권에 지나치게 뛰어들지 않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목회자들이 가야할 길은 오직 정직과 투명성이다. 목회자의 권한, 권위가 한국교회를 부패시켰음을 알고, 그것을 내려놓는 지혜와 양보가 필요하다.
지금 교회에서 진행 중에 있는 사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분립얘기가 진행 중에 있다. 10월 중순에 임시총회를 열어서 분립안에 대한 교인투표를 할 것이다. 얼마만큼의 사람이 지원할지 모르지만 5~70명을 적당한 수로 보고 있다. 분립은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부터 가진 생각이었다. 이번 분립이 잘되면 다음은 아둘람공동체를 분립할 생각이다. 아둘람공동체가 작은 교회를 할 수 있겠다고 하면 지역교회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계획을 갖고 있다. 분립을 생각하는 것은 한 명의 목회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가 250명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도 교인수가 250명을 넘어서면서, 분립얘기가 나왔다. 얼마 전에 이찬수 목사가 ‘교회해체’를 얘기했는데, ‘해체’가 아니더라도 교회는 작아질 필요가 있다. 목회자가 돌볼 수 있는 규모의 공동체가 이뤄져 한다.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무작정 대형교회가 되는 것은 큰 문제다.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어, 그 중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둘람같은 도시공동체가 목회의 핵심이다. 교인들이 공동체 안에 소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교회가 공동체가 아니라 주일에 가는 곳으로 돼버린 것이 큰 문제다. 아둘람공동체는 ‘아둘람 주일’을 지키고 ‘지명방어’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150~200만원 정도 지원해서 도와주고 있다. 농어촌, 고향교회로 찾아가서 주일을 보내는 ‘흩어지는 예배’도 드린다. 아둘람주일로 지켜지는 주일에는 주일예배가 없다. 한달 반 전부터 준비해서 같은 날 동시에 19개 공동체가 흩어져 각자의 지역에서 예배를 드린다. 아둘람 주일은 1년에 두 번있는데 네 번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날에는 문화공간 같은 곳을 빌리거나 안 될 경우 집에서 예배를 드린다. 성찬식도 한다. 작은 교회로서 세워질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교회는 성장을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선교를 하기 위함이다. 전도, 선교사 파송이 전부가 아닌 선교적인 삶이 일상에서 일어나야 한다. 교회는 일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을 지원하고, 공동체를 만들어주어 그들을 세워줘야 한다. 민주적인 운영, 나눔과 같은 것은 부수적인 것이다. 교회가 250여 명일 때, 10개 정도의 건강한 공동체가 있으면 그 공동체는 건강한 일들을 하게 된다. 교회 안에 건강한 공동체가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도는 두 번째다. 민주적인 부분은 훈련이 많이 필요하다. 결정된 논의는 지지해서 함께 가야하는 것이 많이 훈련되어져야 한다.
예인 교회는 건물이 없다. 하지만 어떤 교회보다 풍족하다. 그것은 바로 교회 안의 건강한 공동체들 때문일 것이다. 그런 공동체 하나 하나가 언젠가 모두 교회로 세워지길 기대한다는 정 목사. 그의 바람대로 세워진 공동체들이 한국교회 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건강한 공동체가 필요한 한국 교회 아니 한국 사회 가운데, 이 일들을 감당할 수 있는 공동체들이 많이 세워질 수 있기를, 그리고 한국 교회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원문보기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
피난처와 같은 아둘람공동체 이뤄가는 '예인교회', 그리고 '정성규 목사'
교회와 민주화?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교회 내에서 민주화, 투명화를 추진하고 있는 교회가 있다. 바로 부천에 있는 예인교회(정성규 목사)다. 처음 개척 당시 교인은 50여 명. 주위에서는 ‘그런 교회가 오래 지속될까?’. ‘얼마 못 갈꺼야’라는 눈으로 지켜봤지만 이제는 300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흐른 시간도 어느 덧 10년이다. 예인교회는 도대체 어떤 교회이길래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예인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예인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들을 언제부터,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가 궁금하다.
부교역자였을 때 한 교회에서 9년 동안 사역했었다. 부천 신도시에 새로 지은 큰 교회였는데, 그 당시 2~300명의 성도가 출석했다. 한 해에 2~300명이 새로 등록했는데, 신기하게도 연말에 가면 50명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왜 그런가를 조사해 본 결과, 교인들이 한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건 바로 한 교회에 정착하지 않고, 교회를 옮겨 다니는 것이었다. ‘그런 요인이 뭘까?’를 생각해 봤는데 그건 바로 목사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교인들은 시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목회자들을 불신했고, 그것은 바로 교회에 대한 불신이었다. 그런 불신 속에서 교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를 고민했고, 지금의 모습과 같은 형태를 생각하게 됐다.
예인교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아둘람같은 도시공동체’, ‘성도중심의 민주적 운영’, ‘최소한의 소유, 최대한의 나눔’, ‘한국교회 건강회복을 위한 도전’이다. 어떻게 이뤄가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아둘람같은 공동체’는 성경 속의 마땅한 공동체, 그 공동체를 도시에 세우자는 데서 시작됐다. 아둘람 공동체는 교우들의 피난처로, 지치고 어려운 것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작년부터 19개의 아둘람공동체가 활동 중에 있다. 힘들고 어려운 도시의 삶속에서 피난처와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교회가 추구해야 할 일이다. 아둘람 공동체가 교인들의 피난처가 되고, 나아가 작은 교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성도중심의 민주적 운영’은 말 그대로 성도가 교회운영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목회자는 목양에 필요한 역할만 하고, 운영 전반은 투표로 선출된 운영위원들이 맡고 있는 운영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사역 또한 성도들이 중심이 되어 ‘독립사역’ ‘일반사역’ ‘교육사역’을 진행 중에 있다. 각 사역 팀장이 주도해 한해 예산을 갖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소한의 소유, 최대한의 나눔’을 위해 주일에 유휴 시설을 활용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외에도 선교와 나눔 등에 최대 40%를 사용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이는 교회만이 아니라 교인들에게도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다. 교인들이 본인 자신만을 살지 않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교회 연합모임인 ‘개혁교회네트워크’에 참여하고,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등을 지원함으로써, 교회 갱신을 위한 일들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예인교회의 ‘투명성’이 예전부터 많은 이슈화가 됐다. 관련해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
재정을 투명하게 쓰기 위해 한 달에 한번 홈페이지에 재정사항을 공개한다. 외부인에게도 공개했더니 부작용이 생겨서 교인들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매주 진행되는 운영위원회의 회의록도 공개하고 있다. 교인들도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교회정관이 상당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교회가 문서화된 정관이 전부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 교회에서는 운영차원에서의 원칙을 위해 정관을 꼼꼼하게 만들었다. 기본정관 외에 임명·임면 정관을 따로 두었고, 재정운영 시행책도 마련돼 있다. 감사도 있다. 총회 때마다 두 명의 감사를 선출해, 재정을 감사하고 평가한다.
기존의 교회와 다른 것을 추구하는 데 있어 교인들과의 어려움은 없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민주적인 사고에 있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민원을 넣으면 성실하게 답해줬을 때 를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데, 교회에서도 필요한 어떤 것을 요구해서 바로 답했을 때 민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민주적이라는 것은 두 대립되는 의견 중에서 하나가 선택됐을 때, 반대했던 이들도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교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 경우, 모두에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개인의 의견이 뭉쳤을 때, 전체 뜻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소리 큰 사람들 때문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것을 훈련시켜서 발전시키는 것을 10년 동안 해오고 있다.
또 하나 알아야 될 것은 우리가 하는 민주주의가 일반 사회가 하는 민주주의와 다르다는 것이다. 성도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하나님을 믿고, 거듭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절대로 하나님을 넘어서지 않고, 성경을 앞질러 가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 또한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인교회가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는 데 있어 개인적인 갈등은 없었나?
솔직히 말해 교회를 맡으면서 5년까지는 떠날 생각이 컸다. 나를 아는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시작했는데, 내가 전에 부목사로 있어서 초창기 멤버들은 나를 부교역자로 생각했다. 그래서 나보다 나이도 많고, 영향력 있으면서 민주적으로 할 수 있는 목회자가 나타나면 교회를 떠나려고 했다. 5년차 까지는 떠나려 생각했고, 좋은 조건으로 청빙이 왔을 때는 갈까 말까를 고민했다. ‘교회를 떠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여기 남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손해 볼 수 있는 곳으로 결정했고, 남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정하고 6년차부터 본격적으로 목회를 했다. 그런데 이미 지난 5년이 교회 모양을 결정해버렸다. 떠날 마음이 있어서 교회 운영을 좀 더 성경적으로 결정한 부분이 많았다. 교회에 계속 있을 생각이었다면,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6년차부터 그것들이 나를 향한 결정이었음을 알게 됐다. 그런 5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남다른 교회임에는 분명하다. 주위의 목회자들은 예인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고, 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목회자의 권위를 줄이고, 목회자의 권한을 내려놓아야 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는 불편해 한다. 목회자들이 과대한 처우를 받는 것에 대해 50%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목회자들은 여전히 좀 더 대우받고 싶어 하고, 좀 더 좋은 교회를 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런 관계들이 지금도 불편하게 유지되고 있다.
나도 처우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인들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기 때문에 그들이 결정하는 데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솔직히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다. 어릴 때 모교회를 보면, 목회자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밑바닥에서 시작했다. 그런 헌신이 없으면 어떤 일도 안된다. 교회가 유망업종이 되면서 생긴 이상한 신기루 같은 것이 걷어져야 한다. 이런 것들을 걷어내기 위해 목회자들이 지금의 처우에 대해 고민하고, 교회의 의사결정권에 지나치게 뛰어들지 않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목회자들이 가야할 길은 오직 정직과 투명성이다. 목회자의 권한, 권위가 한국교회를 부패시켰음을 알고, 그것을 내려놓는 지혜와 양보가 필요하다.
지금 교회에서 진행 중에 있는 사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분립얘기가 진행 중에 있다. 10월 중순에 임시총회를 열어서 분립안에 대한 교인투표를 할 것이다. 얼마만큼의 사람이 지원할지 모르지만 5~70명을 적당한 수로 보고 있다. 분립은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부터 가진 생각이었다. 이번 분립이 잘되면 다음은 아둘람공동체를 분립할 생각이다. 아둘람공동체가 작은 교회를 할 수 있겠다고 하면 지역교회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계획을 갖고 있다. 분립을 생각하는 것은 한 명의 목회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가 250명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도 교인수가 250명을 넘어서면서, 분립얘기가 나왔다. 얼마 전에 이찬수 목사가 ‘교회해체’를 얘기했는데, ‘해체’가 아니더라도 교회는 작아질 필요가 있다. 목회자가 돌볼 수 있는 규모의 공동체가 이뤄져 한다.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무작정 대형교회가 되는 것은 큰 문제다.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어, 그 중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둘람같은 도시공동체가 목회의 핵심이다. 교인들이 공동체 안에 소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교회가 공동체가 아니라 주일에 가는 곳으로 돼버린 것이 큰 문제다. 아둘람공동체는 ‘아둘람 주일’을 지키고 ‘지명방어’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150~200만원 정도 지원해서 도와주고 있다. 농어촌, 고향교회로 찾아가서 주일을 보내는 ‘흩어지는 예배’도 드린다. 아둘람주일로 지켜지는 주일에는 주일예배가 없다. 한달 반 전부터 준비해서 같은 날 동시에 19개 공동체가 흩어져 각자의 지역에서 예배를 드린다. 아둘람 주일은 1년에 두 번있는데 네 번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날에는 문화공간 같은 곳을 빌리거나 안 될 경우 집에서 예배를 드린다. 성찬식도 한다. 작은 교회로서 세워질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교회는 성장을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선교를 하기 위함이다. 전도, 선교사 파송이 전부가 아닌 선교적인 삶이 일상에서 일어나야 한다. 교회는 일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을 지원하고, 공동체를 만들어주어 그들을 세워줘야 한다. 민주적인 운영, 나눔과 같은 것은 부수적인 것이다. 교회가 250여 명일 때, 10개 정도의 건강한 공동체가 있으면 그 공동체는 건강한 일들을 하게 된다. 교회 안에 건강한 공동체가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도는 두 번째다. 민주적인 부분은 훈련이 많이 필요하다. 결정된 논의는 지지해서 함께 가야하는 것이 많이 훈련되어져야 한다.
예인 교회는 건물이 없다. 하지만 어떤 교회보다 풍족하다. 그것은 바로 교회 안의 건강한 공동체들 때문일 것이다. 그런 공동체 하나 하나가 언젠가 모두 교회로 세워지길 기대한다는 정 목사. 그의 바람대로 세워진 공동체들이 한국교회 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건강한 공동체가 필요한 한국 교회 아니 한국 사회 가운데, 이 일들을 감당할 수 있는 공동체들이 많이 세워질 수 있기를, 그리고 한국 교회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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