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운형 발제] 한기총, 왜 리모델링이 아닌 해체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1-04-12 11:55 / 조회 4,051 / 댓글 0본문
한기총, 왜 리모델링이 아닌 해체인가?
한기총 왜 해체해야 하는가 토론회 지정토론 ② 교회개혁적 측면에서
지난 3월 28일 길자연 목사를 상대로, 이광선 목사 등이 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3월 30일, 길 목사 측은 법원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대표회장 직무대행에 의해 총회가 속회되면 양측 모두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실력 행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가처분 판결에 대한 본안 소송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감리교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는,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치부를 드러낸 매우 수치스러운 사건이었다. 필자는 이번 한기총 사건이 감리교 사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해법으로, 한기총의 해체가 가장 좋은 길이라 생각한다.
이번 금권 선거 파문은 이전에 있었던 어떤 금권 선거보다도 더 심각한 것이다. 이전에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나, 교단장 선거에서도 금권 선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한기총뿐 아니라 각 교단장 선거에서의 금품 살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금권 선거에 관한 양심선언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전례 없이 돈 선거에 대한 모든 증언(증거)들이 확보되었고, 그 액수 또한 어마어마하다. 길자연 목사로부터 돈을 받아 나눠 준 사람, 돈을 돌린 사람, 돈을 받은 사람, 거기에 더해 직전 회장 이광선 목사 역시, 기자 회견을 '나도 그랬다'고 고백했다. 소위 '한국교회의 대표회장'을 세우는 선거에서 위용을 발휘한 맘몬(돈)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부정하고 불법한 행동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음에도 당사자인 길자연 목사는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기독교 지도자라는 이가 일반 사회의 윤리나 상식으로도 용납하기 힘든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길자연 목사뿐만이 아니다. 자칭 '한기총개혁을위한 범대위'라는 이광선 목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이런 '돈 선거'를 했음을 자백했으면서도 그저 '개혁을 위했다'는 말잔치만 벌일 뿐,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김화경 목사는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 본선에서, 거의 모든 실행위원들에게 최소 500만 원 이상씩, 10억 원을 뿌렸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상대방을 흠집 내기 위한 '폭로'만 계속될 뿐이지, 누구도 돈을 받은 것에 대해 진정으로 '회개'하는 이는 없다. 반성 없이 계속되는 진흙탕 싸움은, 한기총이 자정하려는 의지도, 자정할 능력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혹자는, 왜 리모델링(remodeling)이 아닌 해체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암세포이다. 만약 이러한 심각한 한기총의 부패상에 대해 대충대충 묵인하며, 덮고 지나간다면 앞으로 한국교회에는 회생의 소망이 없다. 그저 해당자 몇 사람을 징계하거나 사퇴하는 것으로는, 암덩이를 그대로 두고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해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한기총의 돈 선거 문제는 그저 한 개인의 문제만으로 봐선 안 된다. 만약 이번 사태가 진정이 되어서, 새로운 대표회장을 선출하게 된다면 어떨까. 역시 이런 돈 선거는 재현될 것이다. 한기총이 선거에서 뿐 아니라, 돈을 많이 쓰는 이가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다. 2009년 한기총의 본부 결산서에 따르면, 가입 교단 및 단체 회비는 본부 총 예산(12억 9,776만 원)의 44.1%인 5억 7,244만 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별도 항목(한기총 20주년 관련 행사 경비 등) 3억 3,632만 원을 예산에 포함하면 재정 구조는 더 취약해진다. 전체 예산 중 교단 및 단체 회비는 고작 28.5%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족한 재정은 대형 교회가 메운다. 2010년을 보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1억1,600만 원(2009년 4억3,020만 원, 2008년 3억1,000만 원)으로 가장 큰 재정 후원자이다. 그 다음으로 신일교회 이광선 목사(당시 대표회장) 9,334만 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5,100만 원,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목사 3,000만 원,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목사 1,000만 원 등이다. 그 외 돈 많은 장로들과 정치적 야심이 있는 목사들의 후원금으로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이 사실은 한국교회(혹은 교단)의 대표라고 하는 한기총의 이름이 얼마나 허명(虛名)이며, 이 조직이 '큰돈'에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전 대표회장이었던 엄신형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 당시 '한기총에 10억 원을 내겠다'고 공표하고 대표회장에 2년 연속 당선된 사례가 그 전형이다. 경상대 백종국 교수에 따르면, 이는 '조직의 대표직을 돈으로 사고파는 전근대적인 매관매직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기총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매관매직과 돈 선거 추문은 계속될 것이며, 이는 한국교회의 전체 건강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본 토론회를 주최한 '한기총해체를위한기독인네트워크'는 최근 갑자기 조직된 단체가 아니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한기총의 반기독교적 행보에 대해 개혁을 요구해 왔으며, 지난 2009년부터는 '한기총개혁을위한기독인네트워크'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활동을 해 왔다. 한국교회가 한기총의 대표성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와는 별개로, 가장 많은 교단과 단체가 가입되어 있고 언론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기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것을 기대하며 그들의 자성과 개혁을 요구하였다. 또한 지난 2009년 6월,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공동대표단은 한기총을 방문하여 한기총의 반개혁적 행보에 관하여 항의하였고,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기총은 더 이상 개혁이 불가능하며, 해체가 답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수년간 교회 문제 상담을 해 온 저는 한기총뿐 아니라 각 교단이 가지고 있는 폐해나, 불의함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 하나님의 공의를 세워야 하는 공적 기능(예컨대 치리 등)은 현저하게 약화된 반면, 같은 목회자끼리의 '동업자 의식'만이 팽배하여 목사들의 이익을 지키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수십 차례 목격하였다. 현재 한국교회 구조 안에서 교단은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기총은 다르다. 한기총은 필요악이 아닌 '불필요악'이다. 그저 각 교단 총회장 출신들의 정치적 욕망을 풀어 주는 정치의 장일뿐이다. 한국교회에 전혀 필요치 않은 조직이 폐만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직을 더 이상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한기총 해체 운동이 수많은 성도들의 공감을 얻고 있으며, 운동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음을 본다. 부디 한기총의 해체와 더불어 한국교회 안에 팽배해 있는, 맘몬이라고 하는 우상의 해체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운형 /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한기총 왜 해체해야 하는가 토론회 지정토론 ② 교회개혁적 측면에서
지난 3월 28일 길자연 목사를 상대로, 이광선 목사 등이 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3월 30일, 길 목사 측은 법원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대표회장 직무대행에 의해 총회가 속회되면 양측 모두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실력 행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가처분 판결에 대한 본안 소송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감리교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는,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치부를 드러낸 매우 수치스러운 사건이었다. 필자는 이번 한기총 사건이 감리교 사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해법으로, 한기총의 해체가 가장 좋은 길이라 생각한다.
이번 금권 선거 파문은 이전에 있었던 어떤 금권 선거보다도 더 심각한 것이다. 이전에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나, 교단장 선거에서도 금권 선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한기총뿐 아니라 각 교단장 선거에서의 금품 살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금권 선거에 관한 양심선언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전례 없이 돈 선거에 대한 모든 증언(증거)들이 확보되었고, 그 액수 또한 어마어마하다. 길자연 목사로부터 돈을 받아 나눠 준 사람, 돈을 돌린 사람, 돈을 받은 사람, 거기에 더해 직전 회장 이광선 목사 역시, 기자 회견을 '나도 그랬다'고 고백했다. 소위 '한국교회의 대표회장'을 세우는 선거에서 위용을 발휘한 맘몬(돈)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부정하고 불법한 행동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음에도 당사자인 길자연 목사는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기독교 지도자라는 이가 일반 사회의 윤리나 상식으로도 용납하기 힘든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길자연 목사뿐만이 아니다. 자칭 '한기총개혁을위한 범대위'라는 이광선 목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이런 '돈 선거'를 했음을 자백했으면서도 그저 '개혁을 위했다'는 말잔치만 벌일 뿐,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김화경 목사는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 본선에서, 거의 모든 실행위원들에게 최소 500만 원 이상씩, 10억 원을 뿌렸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상대방을 흠집 내기 위한 '폭로'만 계속될 뿐이지, 누구도 돈을 받은 것에 대해 진정으로 '회개'하는 이는 없다. 반성 없이 계속되는 진흙탕 싸움은, 한기총이 자정하려는 의지도, 자정할 능력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혹자는, 왜 리모델링(remodeling)이 아닌 해체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암세포이다. 만약 이러한 심각한 한기총의 부패상에 대해 대충대충 묵인하며, 덮고 지나간다면 앞으로 한국교회에는 회생의 소망이 없다. 그저 해당자 몇 사람을 징계하거나 사퇴하는 것으로는, 암덩이를 그대로 두고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해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한기총의 돈 선거 문제는 그저 한 개인의 문제만으로 봐선 안 된다. 만약 이번 사태가 진정이 되어서, 새로운 대표회장을 선출하게 된다면 어떨까. 역시 이런 돈 선거는 재현될 것이다. 한기총이 선거에서 뿐 아니라, 돈을 많이 쓰는 이가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다. 2009년 한기총의 본부 결산서에 따르면, 가입 교단 및 단체 회비는 본부 총 예산(12억 9,776만 원)의 44.1%인 5억 7,244만 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별도 항목(한기총 20주년 관련 행사 경비 등) 3억 3,632만 원을 예산에 포함하면 재정 구조는 더 취약해진다. 전체 예산 중 교단 및 단체 회비는 고작 28.5%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족한 재정은 대형 교회가 메운다. 2010년을 보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1억1,600만 원(2009년 4억3,020만 원, 2008년 3억1,000만 원)으로 가장 큰 재정 후원자이다. 그 다음으로 신일교회 이광선 목사(당시 대표회장) 9,334만 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5,100만 원,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목사 3,000만 원,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목사 1,000만 원 등이다. 그 외 돈 많은 장로들과 정치적 야심이 있는 목사들의 후원금으로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이 사실은 한국교회(혹은 교단)의 대표라고 하는 한기총의 이름이 얼마나 허명(虛名)이며, 이 조직이 '큰돈'에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전 대표회장이었던 엄신형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 당시 '한기총에 10억 원을 내겠다'고 공표하고 대표회장에 2년 연속 당선된 사례가 그 전형이다. 경상대 백종국 교수에 따르면, 이는 '조직의 대표직을 돈으로 사고파는 전근대적인 매관매직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기총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매관매직과 돈 선거 추문은 계속될 것이며, 이는 한국교회의 전체 건강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본 토론회를 주최한 '한기총해체를위한기독인네트워크'는 최근 갑자기 조직된 단체가 아니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한기총의 반기독교적 행보에 대해 개혁을 요구해 왔으며, 지난 2009년부터는 '한기총개혁을위한기독인네트워크'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활동을 해 왔다. 한국교회가 한기총의 대표성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와는 별개로, 가장 많은 교단과 단체가 가입되어 있고 언론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기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것을 기대하며 그들의 자성과 개혁을 요구하였다. 또한 지난 2009년 6월,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공동대표단은 한기총을 방문하여 한기총의 반개혁적 행보에 관하여 항의하였고,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기총은 더 이상 개혁이 불가능하며, 해체가 답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수년간 교회 문제 상담을 해 온 저는 한기총뿐 아니라 각 교단이 가지고 있는 폐해나, 불의함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 하나님의 공의를 세워야 하는 공적 기능(예컨대 치리 등)은 현저하게 약화된 반면, 같은 목회자끼리의 '동업자 의식'만이 팽배하여 목사들의 이익을 지키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수십 차례 목격하였다. 현재 한국교회 구조 안에서 교단은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기총은 다르다. 한기총은 필요악이 아닌 '불필요악'이다. 그저 각 교단 총회장 출신들의 정치적 욕망을 풀어 주는 정치의 장일뿐이다. 한국교회에 전혀 필요치 않은 조직이 폐만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직을 더 이상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한기총 해체 운동이 수많은 성도들의 공감을 얻고 있으며, 운동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음을 본다. 부디 한기총의 해체와 더불어 한국교회 안에 팽배해 있는, 맘몬이라고 하는 우상의 해체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운형 /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 이전글[남오성 칼럼] ‘성전 불패’그릇된 인식을 깨야 한다 [시사저널, 7/8] 2011-07-18
- 다음글[안현식 칼럼] 교회 개혁, 일반 신도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201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