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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세택 칼럼] 총회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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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1-10-10 13:23 / 조회 3,0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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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유감



오세택 공동대표/두레교회 목사



지난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소속 교단 총회(예장고신)에 참석했다. 교단 목사가 되고 네 번째 참여하는 총회라 식상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큰 기대를 갖고 천안 총회장으로 갔다. 5개 노회에서 한기총 탈퇴 헌의안이 올랐기에 어떤 논박도 통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내심 교단에 대한 자부심마저 들었었다. 그러나 막상 본회에서 이 안에 대한 결론이 내려질 때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한기총 탈퇴 건을 일 년 더 연구하기로 처리되는 순간, 절망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잇달아 들려오는 타 교단의 비슷한 결정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토록 명명백백한 금권타락선거의 현실을 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까 하는 좌절감이었다.

오늘 우리는 이런 한국교회의 현실을 똑바로 주시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인식불능증’에 걸려 있다.‘인식불능증’이란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사물이나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병이라고 한다. 그래서 심한 사람은 아내의 얼굴을 자신의 모자로 착각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이 병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고 믿고 싶은 것만 진실이라고 믿는데서 온다고 한다. 그리고 이 병은 자신의 인식이나 생각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질 못하고 자기 속에 갇혀서 보기 때문에 발병한다고 한다. 한국교회는 지도자들이 자기욕망에 사로잡혀 성경적인 인격이나 교회상을 갖지 못한데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의 발전은 하나님의 복이라는 자기애적 인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무엇 때문에 한기총을 흔들려고 하는지 모르는 실상이다.

또 하나 교단총회가 너무나 정치지향적인 것이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교회가 이룰 하나님의 나라나 교회가 섬기며 치유할 이 땅의 현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이나 개 교회, 특정 집단의 이권과 은퇴 후 보장과 같은 문제에 시간을 다 쏟았다. 다원화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다든지 역피라미드 구조로 변해가는 한국교회의 전도와 선교상황에 대한 이해와 대안을 찾는 안건은 없었다. 교단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증식할 것이며 교세 확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매달려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과 한국교회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오직 하나님의 신실하심 때문이다. 오히려 절망 때문에 더 하나님께 매달리게 되는 겸손과 참된 신앙을 가질 수 있기에 감사할 뿐이다. 주님은 당신의 교회를 절대로 무너뜨리지 않고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하셨고 견디는 자와 남은 자들을 두실 것이라고 하셨기에 주님의 열심을 바라며 소망 가운데 교단과 한국교회를 끌어안고 눈물로 기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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