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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운형 칼럼] 거룩한 삶 보여주는 지도자 돼야 [기독신문,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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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0-10-11 14:20 / 조회 3,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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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거룩한 삶 보여주는 지도자 돼야

▲ 정운형 목사

<현대를 위한 구약윤리>의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세계 만국 중에 제사장 나라로 삼았음을 주목한다(출 19:5). 그는 이런 관점에서 제사장에게 두 가지 ‘거룩한 사명’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 ‘거룩한 사명’의 첫째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가르치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인격의 됨됨이와 본보기’를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제사장 나라’라 함은 가나안 땅을 지나는 모든 세계 민족들에게 말과 삶으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보이라는 것이다. 이 사명은 이스라엘의 한 개인이 아닌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주어졌다.

 

주지하다시피 이스라엘은 이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다. 선지자들은 이스라엘이 ‘공동체’로서의 거룩함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바알과 아세라를 섬겼던 백성들, 약한 자를 약탈하는 지도자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울을 속이는 장사치들, 성적인 타락 등 거룩하지 못한 이스라엘의 실상을 선지자들은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은 망하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이 사명이 신약의 교회, 바로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벧전 2:9). 우리는 우리의 거룩함과 선한 삶을 통해 세상으로 하여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해야 한다(마 5:16).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과연 거룩한가? 아니 우리는 그것을 추구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2010년 주요 장로교단의 총회를 통해 보여진 우리 교회의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여전히 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더욱 심해진 몸싸움, 고성, 비난, 야유 등 회의에 임하는 총대들의 태도는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이러한 태도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내용이다. 대부분의 총대들이 주장하는 것들이 교회의 거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익(私益)을 추구하거나 집단 이기주의적 요구로 보인다는 것이다. 총대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와 노회를 대표하여 나온 지도자들이다. 또한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시선이 자신의 사익에만 머문다면, 한국교회의 거룩은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한국 사회 안에서 교회의 이미지가 어떠한가는 우리가 거룩한 사명을 얼마나 잘 감당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개신교’를 넣고 찾아보라. 한국교회에 대한 반감을 넘어서, 증오의 감정으로까지 느껴지는 글들이 적지 않다. 이는 세상에 ‘거룩함’을 드러내야 하는 교회의 제사장적 사명을 생각할 때,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방인보다 더 악을 행했던 므낫세 왕을 향한 여러 선지자들의 경고가 떠올라 두렵기도 하다(왕하 21:10).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향한 변명이나 반론이 아니다. 먼저 우리의 죄악을 회개하고 우리 공동체의 거룩함에 장애가 되는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 블레셋의 압제와 공격 앞에 놓인 이스라엘, 그들을 구한 것은 강력한 무기를 통한 반격이 아니라 ‘온전한 번제’였다(삼상 7:9). 이스라엘이 온전한 번제를 드릴 때, 그 연기가 미처 다 사그라들기도 전에 하나님께서는 블레셋을 물리쳐 주셨다(삼상 7:10). 온전한 번제는 우상을 버리고, 죄악을 회개하는 것을 전제한다(삼상 7:4).

이스라엘이 범죄함으로 인해 이방에 팔렸을 때, 하나님께서는 옷니엘과 드보라와 사무엘이라는 구원자를 보내셨다. 위기의 이스라엘을 구했던 진정한 구원자는 그들의 여호와 신앙과 거룩함을 회복시키는 지도자였다. 구약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스라엘 공동체는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그들의 신앙적 명운이 갈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어떠한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가. 우리의 죄악을 벗어 던지고, 거룩함을 회복하는데 전심을 쏟을 ‘진정한 구원자’를 필요로 한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어떤 자세로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가. 자신의 거룩한 삶을 통해 모든 성도들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럼으로 모든 성도와 모든 교회들이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는 제사장적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0년 총회를 섬기도록 선출된 임원들께서 이러한 ‘거룩한 사명’에 대한 ‘거룩한 부담’을 가지시기를 바란다. 다른 무엇보다도 거룩한 제사장으로서의 삶의 본보기가 되시길,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만을 구하시길 부탁드린다.

 

(기사원문보기)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66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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