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봉호 칼럼] 한국 교회, ‘힘의 우상’을 제거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0-11-23 13:49 / 조회 3,968 / 댓글 0본문
한국 교회, ‘힘의 우상’을 제거해야
지배하는 마술 아닌 섬기는 기독교로
한국은 다종교 사회입니다. 전 세계에서 대 종교로 알려진 개신교, 가톨릭, 불교가 비슷한 세력을 가지고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는 세계에서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흔하지 않은 사실은 그 세 종교가 비교적 서로 평화롭게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제까지는 그랬습니다. 민주화나 사회정의를 위한 시민운동, 북한이나 재난 지역을 돕는 일에는 이들 종교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활동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 가운데는 이런 종교 평화에 대해서 놀라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종교 갈등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은 인종 갈등 못지않게 사회를 크게 분열시키고 주민들을 심히 불안하게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국은 다종교 사회인데도 그런 위험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자랑스러운 전통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개신교와 불교 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것은 불교 쪽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일부 개신교인들의 직각 없는 오만 때문입니다. 최근에 물의를 일으킨 봉은사 땅 밟기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국 개신교 사상 가장 부끄러운 사건 가운데 하나이며, 교회의 복음 전파를 크게 방해한 망동이었습니다. 불교계를 개종시키겠다는 잘못된 열정이 불교계를 훨씬 더 고상한 종교로 부각시키고 기독교를 교양 없는 망나니들의 종교로 선전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켜 한국에서 기독교인으로 자처하기가 부끄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런 행동이 우연히 일어난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란 것입니다. 그동안 급성장한 한국의 개신교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일종의 제국주의적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것과 비슷한 사건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과 개혁 없이는 이런 수치를 계속 당할 것이고 그것은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전도와 영향력을 근본적으로 위축시킬 것입니다.
참된 종교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은 낮아지고 섬기는 것이며,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이 그 전형이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전도해도 진정 낮아지고 섬긴다면 큰 시기와 핍박은 받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범에 충실하다면 기독교가 종교 갈등의 원인이 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높이기도 하시고 힘을 주어 강하게도 하십니다. 한국 기독교가 오늘만큼 성장한 것도 한국 초대교회 성도들이 순수했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서양에서 들어 온 외래 종교가 아니라 한국의 독립과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하여 크게 공헌한 종교란 인상을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 기독교가 크게 성장해도 철저히 겸손하고 힘이 있어도 그것으로 사회와 이웃을 더 잘 섬겼더라면 오늘날과 같이 시기와 미움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성화되지 못한 교회와 미숙한 지도자들이 너무 많아 한국 교회는 지금 하나님이 주신 복을 재앙의 근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본받지 못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해서 인정을 받으면 교만해지고 힘이 있으면 지배하려는 보통 사람들의 유혹에 그대로 빠진 것입니다. 스코틀랜드의 한 신학자는 “1000 명 이상 교인이 모이는 교회의 목사가 자기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라 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합니다. 종교가 힘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경고입니다. 네덜란드 종교현상학자 판델레우는 “종교는 섬기는 것이고, 마술은 지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만해진 종교, 힘을 과시하며 다스리는 자리에 선 종교는 이미 종교가 아니라 마술로 전락한 것입니다. 그런 마술은 결코 오래 존속할 수 없고 존속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 한국 개신교가 점점 마술로 변하고 있어 사회의 평화와 시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기 시작합니다.
다른 종교의 우상숭배를 정죄하기 전에 한국 교회 안에 버티고 있는 우상들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한국 기독교가 가장 많이 섬기는 우상은 “우리 교회” 우상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도 “우리 교회”에 득이 되면 감행하고, 기독교의 위상과 영향력에 유익해도 “우리 교회”에 이익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이나 기독교보다 “우리 교회”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우리 교회”의 이익은 하나님과 이웃을 잘 섬기는 것이 아니라 교인의 수와 돈이 많아지고 건물이 크고 아름다우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즉 세속적인 성공과 힘의 확대입니다. “우리 교회”의 우상은 “힘의 우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봉은사 땅 밟기 사건은 한국 교회가 섬기고 있는 “힘의 우상”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자랑하고 지배하는 마술이 아니라 낮아지고 섬기는 기독교로 개혁되어야 한국 교회는 하나님 나라와 한국 사회에 필요한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손봉호 장로. 서울대 명예교수. 교회개혁실천연대 지도위원
원문주소: http://www.gosc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600
지배하는 마술 아닌 섬기는 기독교로
한국은 다종교 사회입니다. 전 세계에서 대 종교로 알려진 개신교, 가톨릭, 불교가 비슷한 세력을 가지고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는 세계에서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흔하지 않은 사실은 그 세 종교가 비교적 서로 평화롭게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제까지는 그랬습니다. 민주화나 사회정의를 위한 시민운동, 북한이나 재난 지역을 돕는 일에는 이들 종교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활동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 가운데는 이런 종교 평화에 대해서 놀라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종교 갈등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은 인종 갈등 못지않게 사회를 크게 분열시키고 주민들을 심히 불안하게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국은 다종교 사회인데도 그런 위험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자랑스러운 전통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개신교와 불교 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것은 불교 쪽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일부 개신교인들의 직각 없는 오만 때문입니다. 최근에 물의를 일으킨 봉은사 땅 밟기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국 개신교 사상 가장 부끄러운 사건 가운데 하나이며, 교회의 복음 전파를 크게 방해한 망동이었습니다. 불교계를 개종시키겠다는 잘못된 열정이 불교계를 훨씬 더 고상한 종교로 부각시키고 기독교를 교양 없는 망나니들의 종교로 선전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켜 한국에서 기독교인으로 자처하기가 부끄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런 행동이 우연히 일어난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란 것입니다. 그동안 급성장한 한국의 개신교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일종의 제국주의적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것과 비슷한 사건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과 개혁 없이는 이런 수치를 계속 당할 것이고 그것은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전도와 영향력을 근본적으로 위축시킬 것입니다.
참된 종교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은 낮아지고 섬기는 것이며,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이 그 전형이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전도해도 진정 낮아지고 섬긴다면 큰 시기와 핍박은 받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범에 충실하다면 기독교가 종교 갈등의 원인이 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높이기도 하시고 힘을 주어 강하게도 하십니다. 한국 기독교가 오늘만큼 성장한 것도 한국 초대교회 성도들이 순수했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서양에서 들어 온 외래 종교가 아니라 한국의 독립과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하여 크게 공헌한 종교란 인상을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 기독교가 크게 성장해도 철저히 겸손하고 힘이 있어도 그것으로 사회와 이웃을 더 잘 섬겼더라면 오늘날과 같이 시기와 미움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성화되지 못한 교회와 미숙한 지도자들이 너무 많아 한국 교회는 지금 하나님이 주신 복을 재앙의 근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본받지 못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해서 인정을 받으면 교만해지고 힘이 있으면 지배하려는 보통 사람들의 유혹에 그대로 빠진 것입니다. 스코틀랜드의 한 신학자는 “1000 명 이상 교인이 모이는 교회의 목사가 자기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라 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합니다. 종교가 힘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경고입니다. 네덜란드 종교현상학자 판델레우는 “종교는 섬기는 것이고, 마술은 지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만해진 종교, 힘을 과시하며 다스리는 자리에 선 종교는 이미 종교가 아니라 마술로 전락한 것입니다. 그런 마술은 결코 오래 존속할 수 없고 존속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 한국 개신교가 점점 마술로 변하고 있어 사회의 평화와 시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기 시작합니다.
다른 종교의 우상숭배를 정죄하기 전에 한국 교회 안에 버티고 있는 우상들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한국 기독교가 가장 많이 섬기는 우상은 “우리 교회” 우상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도 “우리 교회”에 득이 되면 감행하고, 기독교의 위상과 영향력에 유익해도 “우리 교회”에 이익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이나 기독교보다 “우리 교회”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우리 교회”의 이익은 하나님과 이웃을 잘 섬기는 것이 아니라 교인의 수와 돈이 많아지고 건물이 크고 아름다우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즉 세속적인 성공과 힘의 확대입니다. “우리 교회”의 우상은 “힘의 우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봉은사 땅 밟기 사건은 한국 교회가 섬기고 있는 “힘의 우상”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자랑하고 지배하는 마술이 아니라 낮아지고 섬기는 기독교로 개혁되어야 한국 교회는 하나님 나라와 한국 사회에 필요한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손봉호 장로. 서울대 명예교수. 교회개혁실천연대 지도위원
원문주소: http://www.gosc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600
- 이전글[오세택 칼럼] 교회개혁Q&A(17) 타 종교에 대한 바른 자세는? 2010-11-30
- 다음글[구교형 칼럼] 한기총 윤리 수준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뉴조11/08] 201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