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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회개혁과 변화의 ‘적합성’을 찾아라 (평화나무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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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4-22 17:34 / 조회 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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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는 제대로 변화하고 있는가?” 

 

“우리 교회는 20년 후에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가?” 

 

개혁과 변화의 요청에 응답하여, 교회의 변화를 이끌어가면서도 우리는 계속 질문한다. 

 

교회생존전략이 필요하다는 운명적 숙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수많은 논객이 글을 쏟아내고 있으며, 교회에 대한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다양한 주제의 비판과 지향점을 말하고 있으며, 수많은 교회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설득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다. 

 

교회의 운영과 선교전략을 수정하지 않으면 교회뿐만이 아니라 교회와 연결된 많은 기관이 더는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진 지 오래다. 위기감에서 시작한 교회의 생존 전략이 현장 교회에 잘 이식되고 5년, 10년 후 성공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사실 어둡다. 그럼에도 프로세스를 판매하는 처지에서는 자신들의 프로세스를 통해 미래교회는 괜찮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그 희망조차 없다면 판매하는 프로세스의 우월성에 대하여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에 대한 단순한 사고로 교회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자칫 더 큰 퇴보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지난 글에서 밝혔으며, 결론적으로 각 교회가 가진 고유한 캐릭터에 적합한 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한 교회 변화의 전략으로는 복잡한 관계로 형성된 교회의 변화에 대처하기 어려우며, 변화와 개혁의 시도가 도리어 위기가 되는 사례가 많다. 

 

이번 글은 교회변화의 적합성을 다루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우리 교회에 맞는 변화 전략을 세울 것인가. 이를 위해서 교회는 무엇을 고려하고 고민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중대형의 교회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작은 교회일수록 변화의 적합성을 더 치밀하게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교회의 고유한 캐릭터를 발전시킴으로써 얻는 유익이 작은 교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교회 변화 전략 

 

대부분의 교회 변화 전략은 ‘스프레드시트 전략(Spreadsheet Strategy)’으로 만들어냈다. 이는 조직변화 과정에서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말하는데,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대한 행과 열을 마련한다. 일반적으로 ‘열’은 시간을, ‘행’은 시간에 따른 목표 지점을 산정하는데, 시간에 따라 단계별 목표 지점에 도착하도록 역량을 모은다. 작은 단계에서 시작하여 수치를 조정하고, 최종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는 이런 변화 전략은 논리적으로 매우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변화 전략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과거에는 이런 변화 전략이 어느 정도 신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눈에 보이고 측량할 수 있는 교회의 자산을 통해 교회의 변화와 성장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보이지 않고 예측되지 않는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교회의 하드웨어가 교회 성장과 변화에 직접적 영향력이 되지 못하고, 이제는 교회의 지향, 교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교회 소그룹의 운영과 평신도 사역자의 헌신도 등 교회가 가진 무형의 것들이 더 중요한 것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시간과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예측한 시간에 따른 단계별 목표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많은 교회가 스프레드시트 전략을 맹신하는 듯 보이며, 수많은 변수에 당황한다. 

 

둘째,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교회의 대처를 느리게 한다. 점진적이며, 단계별로 변화하는 방식이기에 빠르게 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한 교회의 빠른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해오던 대로 변화를 지속해야 할지, 아니면 주어진 상황에 모든 변화 전략을 새롭게 수정해야 하는지 머뭇거린다. 교회 변화의 시기를 놓쳐 퇴보한 교회 이미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보다는 빠른 대응으로 인하여 교회의 정체성과 가치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보수적인 시각이 언제, 어디나 존재한다. 새로운 사역 방식이 필요함에도 적응이라는 이유로 머뭇거리면, 새로운 사역 방식이 아닌 도태 된 사역 방식을 이식하는 오류를 낳기도 한다. 

 

셋째, 교회의 변화가 과거의 것을 이어온 관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변화의 시도에서 나타난 결과인지 모호한 지점이 있다. 단계적 변화이다 보니, 과거의 교회 운영에서 비롯된 결과가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그런 성과를 가져다준 목회 운영을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남는데 이렇게 되면 변화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스프레드시트 전략으로 진행한 교회 변화 전략은 교회 전체의 변화와 각 부서의 변화가 서로 다르게 형성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프레드시트 전략에 따라 집중한 교육 부서는 변화의 결과가 있더라도 이외의 부서는 관심에서 멀어져 역동성을 상실하기도 한다. 교회의 전반적인 변화가 진행되었다고 하는 시점에 교회 내부의 특정한 기관과 부서가 힘들어지는 사례도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 

 

교회 변화의 적합성이란, 교회 전체와 각 부서와 전체가 고르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적합성이 있을 때 성도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적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교회는 19C 허버트 스펜서가 말한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적자생존은 경쟁에서 이긴 ‘강자생존(強者生存)’이나 돈으로 버티는 ‘부자생존(富者生存)’의 의미가 아니다.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서로 협력하는 존재가 이기적으로 다투는 존재보다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교회도 그러하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잘 전하는 방법과 전략을 모색하려는 것이며, 생명, 평화, 정의의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려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 시대에 맞는 교회 변화의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과연 우리 교회는 변화의 적합성을 가지고 바르고, 고르게 변화하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을 제안하며… 

 

앞서 스프레드시트 변화 전략의 단점을 지적한 것은 그 안에서만 머물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보자는 것이지 그런 변화 전략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을 생각하다 보면 ‘급진적 변화 전략(Radical Change)’이 필요할 수도 있고, ‘스프레드시트 전략’이 더 유용할 수도 있으며, 아예 ‘하이브리드 접근 (Hybrid Approach)’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이런 전략 중에 어느 변화 전략이 가장 좋으냐를 내게 묻는다면, 나는 ‘당신이 알고 있으면서 왜 내게 묻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이 글은 개교회 변화의 적합성에 대한 정답일 수는 없다. 단지 교회개혁과 변화를 고민하는 분을 위한 몇 가지 제언에 가깝다. 교회 변화를 꿈꾸며,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조그만 디딤돌 하나가 되길 바란다. 

 

교회 변화 적합성은 생명, 평화, 정의의 가치를 목적 삼아 개인·공동체·사회로 이어져야 한다. 먼저,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교회라는 타자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성도 개개인이 실제로 지향하는 가치여야 한다. 

 

성도 개개인의 교회 등록의 이유와 교회를 다니는 다양한 서사가 있다. 또한 성도 개개인은 교회 변화 적합성의 기초와는 다른 목적도 존재한다. 물론 말이야 교회 변화에 동의한다고 하지만 그의 진실을 이해하려면 행동을 살펴야 한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에 대한 우리의 목표는 생명, 평화, 정의, 선교의 목적이 성도 개개인의 자존감과 의미를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는 성도들이 변화의 흐름에 따를 때 얼마나 가치 있는 성취를 이루는지를 단기적으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소명이 실제로 존재하도록 도와야 한다. 

 

생명이 보호받는 것, 평화가 실현되는 곳, 정의가 선포되는 곳,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는 곳에서의 실제적 경험이 필요하다. 이는 반대로 생명이 보호받지 못한 슬픔의 장소, 평화가 깨어진 전쟁의 장소, 부정의가 이기는 절망의 장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지 못하는 장소에서 갈망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각 현장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교회와 연결된 이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교회만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이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과 지속적으로 키워가야 한다. 교회만의 이익이나 성장에 목적을 두지 않고, 교회와 연결된 여러 사람들과 상호 유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교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교회 앞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 교회에 찾아오는 택배기사,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 등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들에게 선심을 쓰듯, 즉 시혜자와 수혜자로 구분하여 교회가 시혜자의 특권을 누리려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회와 연결된 모두가 함께 가치 실현을 누리며 그 혜택을 공유받아야 하며,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평화와 정의를 증진하는 전략적 목표를 가진 행동이어야 한다. 하나님은 이런 일상에서 그의 영광을 드러내시며, 많은 이들이 그 영광을 보게 될 것이다. 

 

교회가 자신의 교회에 다니는 이들‘만’을 위하여 존재하려고 하고, 그들‘만’을 위한 변화 전략을 세운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사람들과 집단적 풍요로움을 공유하고자 한다면 교회는 새로운 변화의 요충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시대적 환경에 민감한 교회 변화 전략이어야 한다. 교회 변화는 사회 변화와 쉽게 연동한다. 정치적 상황, 경제적 위기, 인구학적 비대칭의 요소, k 컬쳐와 소셜네트워크, 외교정책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시대적 환경은 교회의 예측과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 있다. 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며, 바꾸자고 해서 바뀌는 것도 아니다. 교회는 시대를 모니터링하면서 변하는 시대에 지켜야 할 진리와 적응해야 할 방법적 논의를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불리한 시대적 환경은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별히 환경적 변화에 따른다고 하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일회적인 효과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단기적이며 신속한 변화 전략을 모색하면서도 장기적인 교회 변화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 

 

모두가 함께 이런 변화의 길에 들어서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언어적 적합성과 연결되어 있다. 훨씬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은 고유 영역에 대한 언어적 변화의 적합성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회의 ‘민주적 운영’이라는 말은 이제 ‘교회 거버넌스’ 또는 ‘교회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언어로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과거 민주적 운영이라는 말이 가진 포괄적이며, 다양한 해석에 대하여 이제는 조금 더 실천적인 의미에서 언어적 변화가 더 유용하다 싶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도와 선교의 방법 또한 적절한 범위내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매력적이었던 교회 개혁과 변화의 가치들이 시간을 지나면서 새로워지고 업그레이드되어야 함에도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 것은 아쉽다. 과거의 이야기를 지금으로 가져온다고 해도 과거의 성과만큼이나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혹 성과가 있다고 해도 지속적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해와 분석의 세밀함으로 언어적 적합성을 찾아내야 한다. 

 

과거 교회개혁과 변화의 가치와 내용이 실망스럽지 않으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교회가 보여주는 변화가 개혁의 동력이 미미한 것이 항상 아쉽다. 더 다양한 변주가 있었다면 어떨까 싶다. 

 

‘생명, 평화, 정의 그리고 선교’의 가치를 목적 삼아 그 적합성이 각 시대와 세대 속에서 방법적 변주가 일어나고 다양한 언어와 실천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도리어 적극적이고 치밀한 언어와 실천이 독려 되어야 한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교회와 경쟁을 벌여왔다. 경쟁은 자신의 교회가 다른 교회와 얼마나 다른지를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드웨어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은 일반적이었고, 각 교회가 가진 소프트웨어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하기야 개혁과 변화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했던 모습은 개혁의 외피를 입고, 우월함을 강조하려는 욕망과 다르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교회 변화의 적합성은 교회가 가진 ‘고유성’의 발견이다. 고급 레벨의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누가 더 화려한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른 교회의 적합성을 모방하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함께 퇴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교회의 역량은 자신의 고유성을 통해 가치를 실현하는 공동체의 몸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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